건설·조선·해운…무더기 신용강등 시작됐다_베타 물고기 암컷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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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자금난 악화로 극심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만기가 상반기에 몰려 있어 차환에 문제가 생기면 한계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대내외 경기 여건 악화로 수익성까지 나빠지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5일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20조6천22억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를 맞는 회사채 물량 30조6천987억원 중 67.1%가 상반기에 몰려 있는 셈이다. 오는 4월에는 4조2천644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아 월별 만기 도래 물량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상당 부분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에 발행된 3년물 채권이라고 SK증권은 분석했다. 현금 사정과 재무구조가 양호한 기업들은 순상환을 통해 부채를 줄이거나 낮은 금리의 차환 발행으로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문제는 재무구조가 열악한 상태에서 대규모 채권의 만기를 맞는 기업들이다. 신용등급이 비우량 등급인 `BBB+'보다 낮은 회사채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4조8천85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6.4%인 7천989억원의 물량이 오는 3월 만기를 맞는다. 이들 기업은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차환에 성공하더라도 발행 금리가 높아 자금 조달 비용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들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들은 올해 들어 한진해운, 삼환기업, 대한전선 등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내렸다. 현대상선, STX팬오션, LG이노텍, JW중외제약 등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향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음이 울린 것이다. 금융당국은 신용등급 평가 기준을 엄격히 하기 위해 그룹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추친하고 있어 앞으로 신용등급 강등이 속출할 수도 있다. 문제는 기업 재무구조가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일부 기업들은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 해운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은 올해 대내외 경기 악화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 집계 결과를 보면 증권업계의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가 나온 유가증권시장 106개 상장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에 조선, 해운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적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영업이익 감소 폭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조선과 해운 업종은 대내외 수급 구조 면에서 올해도 침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신용 리스크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은 선진국 경기침체로 해상 물동량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는데다 선박 과잉공급과 낮은 선가가 실적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의 경우 벙커유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건설 업종도 공공 발주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건설경기가 계속 위축되고 있어 부정적인 업종에 꼽힌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과거 쌓아둔 잉여자금으로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중견ㆍ중소기업들은 자금난이 가중되고 실적마저 악화되면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조선, 해운, 주택건설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실적을 점검하고 자산 매각과 같은 구조조정 결과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